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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퍼그라피아 재발…

Posted by spongetok on Sunday, 31 January, 2010

하이퍼그라피아(Hypergraphia (( <의학> 글을 쓰고자 하는 주체 못할 욕구)) ) 가 도진 것일까?

블로그에 쏟아 내는 포스트의 양이 급격하게 늘었다…

이 열정(?)의 절반을 논문에 쏟으면 좋으련만…ㅋ

어쩌면 논문쓰기에 대한 사소한 저항이 발현되고 있는 것은 아닐런지…

그냥 다 기억하고 싶어서, 또 역설적으로 잊고 싶어서…쓰고 쓰고 또 쓰고 읽고 읽고 또 읽는 것 같다…

사실 기억력이 예전만큼 좋지는 않다…

몇년 전만 해도 시간순서대로 ‘촤르륵’ 일상의 대부분을 기억했었다…

그 때는 모든 것을 잊지 않을 것 처럼 살았었다…

골 때리는 기억력이 괴로웠는데, 이제는 골 때리는 망각력이 괴롭다…(요즘은 그 날 일도 그 날 잊는 경우가 많다…)

그 때는 의식의 지배아래 모든 것을 기억했다…

의식 속에서 없애는 것 조차 의식해야만 해야했을 때는 머리 속에 지우개를 작동시켜 실제로 지워내기도 했다…

“자 이제 지워진거야…” 모든 것을 그렇게 의식의 지배아래 두었다…

그 때는 그렇게 해야만 내 삶이 편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참 불편한 삶의 방식이다…

2 년 전이 었던가?   3년 전이었던가? (예전의 나라면… 모년 모월 모일, 모시 모분 쯤 이렇게 기억을 했겠지…)

지금의 지도교수님이 나에게 했던 말이 기억난다… (그 땐, 교수님이 내 지도교수가 될거라고 상상도 못했지…)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모든 것을 다 할 수는 없단다…”

나를 아주 정확하게 짚어낸 말이라 잊혀지지 않는다…

생각이 너무 많으니 그 것을 솎아 내는 것이 힘들었던 것 같다…

그 당시에는 기록에 아주 집착을 했다…

기록하지 않아도 다 기억하고 있으면서도… 기록을 통해 기억을 지워나간 것이다…

주변 사람들은 써 놓지 않으면 잊기 때문에 기록을 한다고 그랬다…

나는 반대였다… 잊기 위해 기록을 한다…

기억 때문에 불면증에 시달리는 고통을 아는가? 차라리 뇌가 멈추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자는 동안 만이라도…

모든 것을 구체적으로 기록하면 기록할 수록 기억의 속박에서 풀려나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더 집착하듯 기록을 했다… 그 때가 내 하이퍼그라피아 증상이 가장 심각했던 시기였다…

기록을 하는 순간, 뇌 속의 기억을 다른 곳으로 옮기는 느낌이 들었다… 나를 위해서라도 그렇게 해야만 했다… 어떻게 보면 나를 치유하기 위한 글쓰기를 했던 것이다…

모든 것을 의식하지 않고도 사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기록의 양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그런데 갑자기 기록에 집착하는 증상이 다시 나타나는 걸까?

또다시 모든 것을 다 기록해야 할 것만 같다…

사람들을 만나서 대화한 기억, 잠깐 악기를 꺼내 연습을 한 기억, 내가 먹은 것에 대한 기억까지도…

아니 왜 또 이렇게 피곤하게 살아야 되는데… 부쩍 피곤함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