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는 잘 쉬어두어야 하는데, 많이 쉬지를 못했다…
주중에는 일을 했고, 토요일에는 아침에 병원에 갔다가 바로 학교에 가서 밀린 페이퍼에 매진했다…
그렇게 하고도 다 끝내지 못해서, 집에 와서 새벽3시30분까지 우여곡절 끝에 마무리를 지었다…
교수님께서 일요일에 읽어보시고 코멘트를 주신다고 하셨기 때문에 내 마음이 급했다…
마무리를 짓고 잠을 자려는데 아버지는 간만에 새벽 골프를 치러 가신다고 일어나셨다…
“우리 딸들은 밤 낮이 바뀌었어…”
한 5시간 쯤 잠을 자고 일어나서 선화를 축하하기 위한 모임을 위해 집을 나섰다…
친구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하니까 기분이 참 좋았다…
뭐 항상 그렇듯이 이야기를 많이 한다… 아주 많이…
우리가 2000년에 고등학교에 입학을 해서 만난지 이제 곧 10년째가 된다…
수연이는 굴지의 대기업에 아무 어려움없이 척 들어가서 열심히 일을 하고 있고,
선화는 사법시험에 전력투구, 그 어려운 관문을 통과했다…
경희는 일본 유학 생활에 여념이 없고,
나도 공부가 좋다고 대학원 생활을 하고 있다…
모두가 시작 단계이기는 하나, 각자가 잘 할 수 있는 일을 다들 하고 있기는 한 것 같다…
앞으로의 10년 우리는 어떻게 변화해갈까?
서로를 독려하고, 부족한 점은 채워주고… 그렇게하면 되겠지…
까칠하고 까다롭고 예민한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는 친구들이다…
그래도 내가 고3때보다는 덜 까칠하다고 하니 다행인가 싶다가도…
대체 내가 어땠는데?…묻노라면…
“과학 1개 틀렸다고 시험지를 구겨서 버리던게 너였어…”
내 시험지의 운명이야 늘상 그랬던 것이고…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별것도 아닌 시험이 전부인양 느껴졌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우리가 그 당시 고등학생으로서의 본분에 충실하지 않았다면,
모든 것을 설렁설렁 생각했더라면, 지금도 그냥 설렁설렁 살고 있지는 않을까?
한 시기의 훈련이었다고 생각하고 싶다…
방정리를 하다가 지난 성적표, 상장들을 들춰 봤다…
지금이야 아무런 의미도 없는 종이 모음에 불과하지만, 그래도 한 때는 그것 때문에 기뻤고 슬펐다…
성취의 기쁨, 약간의 좌절에 대한 슬픔…
분명 우리 내면 근저에 그 때의 경험이 긍정적으로 작동하고 있을테다…
우리는 앞으로 살아갈 날이 더 많고, 더 큰 가치와 지향점을 향해 달려간다…
앞으로 우리가 각자 쌓아갈 경험들은 지금보다 더 세분화되고 다양해 질 것이다…
각자의 분야에서 전력투구하다가 때때로 만나서 그 경험을 공유하면서 서로에게 좋은 자극을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