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기 초의 분주함
개강 첫 주가 마무리 되어간다.
괜한 분주함에 지친다.
3기 쯤 되니 온전히 내 공부에 쏟을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났는데 이런 상황이 약간은 어색하게 느껴진다.
후배라고 해봤자 나보다 나이가 어린 것도 아니지만…
내가 두 학기 전에 맡았던 일을 갓 들어온 1기가 맡아서 하고 있는 것을 보니 여러모로 바둥거릴 모습도 상상되고 그 때의 일이 먼 옛날의 일인 것처럼 느껴진다. 그래봤자 1년 전이다. 선배랍시고 괜한 간섭을 하게 될 것 같아 일부러 후배들을 멀리하고 있다. 사실은 귀찮기도 하고 그들의 삶에 별 관심이 없어서 그런 것이지만 참 좋은 핑계거리로 나를 합리화하고 있다.
아주 예외적으로 이번에 들어온 학부때 동기에게는 아낌없는 후배사랑을 베풀고 있다. 내가 받은 만큼 해주려고 노력 중이다.
바로 밑에 기수의 오빠는 학부 선배라서 끌어주는데 어려움이 조금 있었지만, 그래도 내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말해주니 최소한의 도리는 다한 것 같다. 학연, 지연이 대한민국의 악습이라고들 말하지만 요즘들어 드는 생각은 어차피 인간사가 공통점을 지닌 사람들끼리는 의지하고 뭉칠수 밖에 없는 문제를 지나치게 비약할 것은 없다고 본다. 대한민국 뿐만 아니라 어느 나라에도 이런 학연은 존재하고 동물의 세계에도 무리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것처럼 자연의 법칙대로 살아갈 뿐이다.
한 번쯤은 스스로에게 물었다.
“팔을 안으로 굽는 행위가 나쁜 것일까?”
오히려 우리는 조용하게 여러 일을 수습하기 바쁜데 그 고충은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뒤에서 말만 너무 많다. 그런 고충을 토로하고 의지하면서 함께가는 것이 뭐가 그리도 나쁠까? 배타적 학연놀이는 하지 말아야 겠다고 다짐했지만, 상대가 배타적으로 느끼는 문제에는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걸 이내 깨달았다.
갓 1기 후배에게 공식적인 대학원 생활 첫 주가 어떻냐고 물었다.
“군대처럼 눈치보느라 어렵네요”
” 1기 때는 귀머거리 한학기 보내고 2기되면 조금씩 편해져요.”
군기가 바짝 든 1기들을 보면 참 재밌다.
내 책상의 랜선이 바닥으로 숨어버려서 찾고 있었더니 갑자기 분주하게 내 랜선을 찾겠다고 스스로 나서는게 아닌가. 사실 사소한 내 일까지 신경 쓸 이유가 없는데 몸은 편한데 마음은 불편했다.
“선배 길들이기 잘못하면 나중에 피곤할텐데요. 처음부터 다 해줘 버릇하면 나중에는 당연한 줄 알아요 ^^”
사실 나는 나중에 선배되었을 때 대접받으려 하는 것을 우려해서 한 말이었다.
나는 그냥 후배들이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 외에 바라는 것이 없다.
아 그리고 조교실 물품 고장난 것 고치는 문제나 전화 받는 건 좀 해줬으면 한다.
물론 학부 동기인 후배에게는 “공부는 열심히 하면 안되고 무조건 잘해야 된다”고 말했다. 이건 자존심의 문제니까….. 뭐 워낙 똑똑한 친구라서 큰 걱정은 안되지만^^
안정적으로 대학원 생활에 안착하도록 도와주어야겠다.
난 이번학기가 아주 바쁠 것 같다. 3기를 맞이했던 선배들의 한숨이 조금은 이해가 되려한다.
뭐든 3이 고비인가보다. 학부는 3학년이 제일 힘들고 대학원은 3기가 언덕을 넘기위해 고군분투하는 시기인 둣 하다.
열심히 살아야겠다.